2020/09 40

결단 앞에서

결단 앞에서는 단순해야 하되, 옳은 결단은 항상 내어주는 쪽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닿는다. 당장에는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내가 베풀고 덜 가지면 언젠가는 나에게 몇 배의 보상으로 되돌아온다. 무언가 결단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 과연 이 선택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길인지 아니면 영광을 가리는 일인지 생각해보고 기도하고 결정하도록 나는 노력한다. 그래서 내가 걷는 오늘의 이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한없이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오직 한분, 주님께서 기뻐하실 그 길을 오늘도 나는 걷고 있음을 믿는다.

내 손안의 능력

나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참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내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놓쳐 본 적이 없고, 중학교 때는 학교 대표로 지역 사생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 올 정도였으니 나름 소질이 꽤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때 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나는 늘 학급 서기였다. 글씨를 멋지게 쓰지는 못했지만 또래 중에 깔끔하고 또박또박 썼던 기억이 난다. 학창 시절에는 좋아하는 선생님의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려서 선물을 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때는 자체 제작 편지지와 봉투를 만들어서 했고, 하드보드지로 필통을 만들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붙여서 멋지게 만들어 가면 친구들이 항상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내 꿈은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림을 그릴 때나 무언가를 만들 때..

생각이 늙지 않는 것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0대에는 TV에 나오는 중견 여배우들이 지나치리만큼 심하게 보톡스를 맞는다던가 젊어 보이기 위해서 마치 '발악'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일 때 솔직히 그들이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줘도 충분히 아름다울 텐데 왜 저럴까...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버스 안에서 갑자기 눈에 뭔가가 들어간 것 같아 거울을 꺼내서 눈가를 가까이 들여다볼 일이 생겼다. 그런데... 내 눈가에 주름이 그렇게나 많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 나는 미처 모르고 있었던 거다. OMG! 그 이후부터 TV에 나오는 중견여배우들이 왜 보톡스를 맞는지, 왜 저렇게까지 젊어 보이려고 애를 쓰는지 조금씩 그 마음..

9월, 사과농장

내가 사는 뉴저지에서는 9-10월이면 Apple Picking을 할 수 있다. 차로 1시간 남짓 달리다 보면 많은 사과농장들을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 새롭게 알게 된 농장에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Honey crisp를 딸 수가 있다! Honey crisp는 보통 9월 초가 한창이다. 새콤 달콤 아삭아삭 맛있는 Honey crisp를 매일 아침 먹고 있는 요즘이 너무 행복하다. 또 근처 농장에서는 양질의 Grass-fed meat와 Organic egg를 손쉽게 살 수가 있어서 더욱 좋다.

살아가는 일은

세상에 나름의 사연 없는 사람이 있을까. 겉보기엔 해맑고 근심 걱정 하나도 없을 완벽한 사람 같아보여도 그 안에는 세상밖으로 꺼내고 싶지않은 깊은 동굴을 품고 살지 모를일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인생의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나이테. 앞으로 만들어질 내 인생의 나이테에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남기는 거룩한 흔적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고 싶다.

기억 소환

기억 소환 캘리 E.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2017년 11월의 어느 날 20년 만에 다시 마주한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며 이유도 없이 까르르 웃었지 그동안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온 너와 나 모습은 변했지만 그 밝은 목소리와 재미난 말투는 어쩜 그대로네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는 결코 나눌 수 없는 꾸미지도 감추지 않아도 되는 너와 나의 이야기 “너는 정말 그림을 잘 그렸어” 그동안 정말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어릴 적 내 모습을 소환시켜준 너의 고마운 기억력 맞아, 내가 그랬지 나 정말 그림 잘 그렸었어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좋아했던 국어 선생님 그림으로 그려서 선물도 하고 그래, 난 그런 아이였어 2017년 늦가을의 그 날 내리쬐던 햇살의 따스함과 오랜 친구를 만난 행복의 온기와 그동안 잊고 ..

시작, 감사의 조건 더듬어 찾아보기

생각해 보니 꽤 오래전부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들로 막연히 상상만 하고 있을 뿐, 막상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다. 코로나로 시작된 많은 일상의 변화들과 갑자기 주어진 여유로운 시간들을 마주하게 되자 그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둘 실천해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중 하나가,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 목사님들의 책 출간을 위한 교정과 편집을 도와드리는 일이었다. 나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 앞에 주어진 섬김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수십 년 목회의 경험을 통해 탄생한 그분들의 작품을 독자로서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신앙서적의 교정과 편집과정을 도우면서 감사하게도 그동안 몇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