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품은 시

기억 소환

캘리 E. 2020. 9. 11. 11:42

@Lady M, NY, NY_Photo by Kelly E.

 

기억 소환

                           캘리 E.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201711월의 어느 날

20년 만에 다시 마주한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며

이유도 없이 까르르 웃었지

 

그동안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온 너와 나

모습은 변했지만

그 밝은 목소리와

재미난 말투는

어쩜 그대로네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는

결코 나눌 수 없는

꾸미지도 감추지 않아도 되는

너와 나의 이야기

 

너는 정말 그림을 잘 그렸어

그동안 정말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어릴 적 내 모습을 소환시켜준

너의 고마운 기억력

 

맞아, 내가 그랬지

나 정말 그림 잘 그렸었어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좋아했던 국어 선생님

그림으로 그려서 선물도 하고

그래, 난 그런 아이였어

 

2017년 늦가을의 그 날

내리쬐던 햇살의 따스함과

오랜 친구를 만난 행복의 온기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모습을 찾은

기쁨의 열기가 합쳐져

다시금 내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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