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 40

클럽 샌드위치

*재료: 멀티 그레인 빵 3장, 버터, 마요네즈, 허니 머스터드소스, 치즈, 허니 햄, 양상추, 토마토 **만드는 법: 멀티그레인 빵에 버터를 발라서 프라이팬에 살짝 굽는다/ 빵 두쪽에는 마요네즈, 한쪽에는 허니머스터드소스를 발라둔다/ 빵-치즈-햄-빵-양상추-토마토-빵 순서로 얹어서 살짝 눌러준 뒤 반으로 잘라서 접시에 담는다. 요즘 푹 빠져있는 Havarti 치즈. 샌드위치용으로도 샐러드 용으로도 아니면 그냥 간식용으로도 너무너무 맛있다. 샌드위치 페이퍼 대신에 Press'N Seal로 꽁꽁싸서 반 잘라서 먹으니 흐르지도 않고 모양도 잘 잡혀서 굿.

시작하면 보이는 것들

이번 한주는 그 어느 때 보다도 후다닥 지나갔다. 그리고 많은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알게 되는 기쁨을 맛보며 주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블로그를 나만의 공간으로 꾸며가기 위해 소품들이 필요했던 차에 인스타그램에서 영감을 받아 무심코 노트를 꺼냈고, 오래전에 사두었던 MICRON펜을 슬쩍 꺼내봤고, 그냥 글씨를 써보았고, 생각난 김에 적어뒀던 자작시들을 손글씨로 써보았고, 그걸 사진을 찍어봤고, 그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봤더니 소통이라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편리함과 신속함이라는 이름아래 컴퓨터로만 글자를 적어보다가 갑자기 손글씨들을 많이 적어보니까 기분이 좀 묘했다. 생각보다 글씨가 잘 써지지 않았고, 펜으로 눌려지는 가운데 손가락이 금방 아파왔다. 그런데 신기한건 펜을 ..

서성인다

오늘은 불쑥 문밖에 손님이 찾아왔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봄과 여름이랑 추억하나 만들지 못하고 이별했는데 벌써 가을이가 불쑥 찾아와 문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연락도 없이 찾아온 것이 영 싫은건 아니지만 가을이가 매년 데리고 오는 친구들때문에 갑자기 심난해 졌다. 떠나간 사랑이, 상처난 꿈들이, 그리고 그리운 얼굴이....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도 만날때마다 걔네들은 새로워 보인다. 이번에도 또 방안 구석구석 내 머리와 가슴까지 추억이로 물들이겠지... 빨리 하늘에서 함박눈이가 내려와서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주면 좋겠다. 온통 추억이로 물들은 내 마음까지도...

다 잘할 순 없어요

내가 왜 펭수를 좋아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친구가 요즘 한국에서 뜨는 펭귄이라며 작년 이맘때 카톡 이모티콘을 선물해줬고, 도대체 펭수가 뭐길래 하면서 자이언트 펭 TV를 구독해서 동영상을 하나 둘 보다가 나도 모르게 펭수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매력이 아니라 마력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펭수가 왜 좋아졌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펭수가 가진 자신감과 모든 사람을 자신과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 싶다. 펭수는 그 어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만나도 항상 똑같이 행동한다. 전혀 기죽지 않고 잘 보이려고 굽실대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못하는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잘하는걸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할때도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이 모든 게 다 자기 자신의 덕이라고 당당..

모든 사람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

마음이 한없이 무너져 내렸던 시절이 있었다.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졌고 마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그때 이 책을 우연히 만났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삶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유명한 발가락 사진의 주인공 정도로만 알고 지나쳤을 뿐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왜 그녀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힘입어 그동안 회피해 왔던 나 자신의 민낯을 조심스럽게 마주하기 시작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정직하게 나 자신을 살펴볼 용기가 생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 세상에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사람이니까.

뉴욕, 자유의 여신상

코로나로 인해 뉴욕의 모습은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다. 거리에는 즐비하던 관광객의 모습은 사라지고 홈리스들의 천국이 되어버렸다. 화려하던 브로드웨이의 조명은 하나둘 꺼져가고 잘 나가던 상점들은 줄지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자유가 넘치던 이 도시가 사람들에게 안겨다준 결과는 자유가 너무 넘치면 코로나만 더 퍼진다는 씁쓸한 현실. 높이 쳐든 저 자유의 여신상의 팔이 이제는 버티기 힘들다고 SOS를 보내는 손짓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