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내 삶에 중요한 의식(?)이 하나 생겼다. 내가 나에게 선물해주기. 그리고 그 선물들이 언제부턴가 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더 이상 좋은 가방도 예쁜 옷도 내 마음을 이전만큼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내 관심들이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시절 학업과 일을 동시에 병행하며 바쁘게 지냈던 나는 속상하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마다 명동에서 종로까지 걸어가 교보문고에 가곤 했다. 그곳에서 닿으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바로 시집 섹션이었다. 시를 읽으면 나는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가 있었다. 짧은 언어에 함축된 크고 깊은 뜻이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줬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시를 참 사랑한다. 얼마 전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