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날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캘리 E. 2021. 4. 10. 11:46

언제부턴가 내 삶에 중요한 의식(?)이 하나 생겼다.

내가 나에게 선물해주기.

그리고 그 선물들이 언제부턴가 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더 이상 좋은 가방도 예쁜 옷도 내 마음을 이전만큼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내 관심들이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시절 학업과 일을 동시에 병행하며 바쁘게 지냈던 나는 속상하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마다 명동에서 종로까지 걸어가 교보문고에 가곤 했다. 그곳에서 닿으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바로 시집 섹션이었다. 시를 읽으면 나는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가 있었다. 짧은 언어에 함축된 크고 깊은 뜻이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줬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시를 참 사랑한다.

얼마 전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지난 일기장들을 펼쳐봤는데 그 사이에서 무언가 툭 하고 튀어나왔다. 오려진 신문 조각들이었는데 펼쳐보니 바로 광수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신문에 연재되는 광수생각을 나는 매번 오려서 모으곤 했었다. 그의 그림과 글 그리고 글씨체를 참 좋아했다.

 

생각해 보면 한창 해맑아도 모자랄 20대에 나는 왜 그렇게 세상 짐을 다 짊어지고 힘든 마음으로 살아갔는지.... 20대의 내가 참 안쓰럽다. 그래서 나는 지나온 내 시간들에 대한 연민이 참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에게 선물을 많이 해주면서 살고 싶어 진 것 같다. 

막상 읽고 싶은 책들을 주문하고 보니 내가 고른 책 제목들이 하나의 테마를 이루는 듯하다.

빨리 이 책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요즘은 해외배송이 너무 잘되어있어서 1주일도 안 걸려서 집 앞까지 도착이 된다^^

행복한 기다림,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을 기대하며 한 주간 행복하게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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