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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

어느덧 2021년의 첫 달을 보내고 2월의 시작점에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2020년을 돌아볼 틈도 없이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나는 또 2021년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코로나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져 버렸고 이제는 그러한 변화들이 일상이 되고 당연함이 되었다.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집안의 구석구석이 보이기 시작했고, 자주 정리정돈을 하는 편임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불필요한 물건들이 자꾸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먼저 안입는 옷들을 정리했고, 추억이라 여겨 미국까지 꾸역꾸역 싸가지고 온 손때 뭍은 물건들을 조금씩 정리했고, 서류들을 정리 정돈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여전히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왜일까....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정리해야 할 것은..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정호승 나는 왜 아침 출근길에 구두에 질펀하게 오줌을 싸 놓은 강아지도 한 마리 용서하지 못하는가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구두를 신는 순간 새로 갈아 신은 양말에축축하게 강아지의 오줌이 스며들 때 나는 왜 강아지를 향해 이 개새끼라고 소리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개나 사람이나 풀잎이나 생명의 무게는 다 똑같은 것이라고 산에 개를 데리고 왔다고 시비를 거는 사내와 멱살잡이까지 했던 내가 왜 강아지를 향해 구두를 내던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데 나는 한마리 강아지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진실로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윤동주 시인은 늘 내게 말씀하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