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름의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결코 버리지 않은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오래된 카세트 플레이어와 카세트 테이프 그리고 뮤직 CD들이다. 웬만한 다른 물건들은 정말 버리기 아까우면 사진으로 남겨두었는데 요 녀석들은 사진으로 남긴들 듣지 못하면 무의미하다고 생각되어서 결코 버리지 못한, 그리고 앞으로도 버릴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들이다. 한국에서 내가 즐겨하던 취미 중 하나는 바로 점심시간에 회사 지하에 있는 에반 레코드에 가서 새로 나온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CD를 사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나둘 모아둔 CD들이 제법 많았는데 이제는 겨우 100여 개 남짓 내 곁에 남았다. 카세트테이프는 대략 30여 개 정도만 남아있는 것 같다. 내가 중학교 때 난생처음으로 정연준의 카세트테이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