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날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캘리 E. 2020. 9. 30. 23:25

Photo by Kelly E.

아침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이제는 완연한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한 기운이 집을 나서는 나에게 슬쩍 다가왔다.
올초에 받은 검사 중에 추가 검사가 필요해서 스케줄을 잡아뒀다가 코로나로 인해 몇 번을 미루고 또 미루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오늘 드디어 큰 맘(?)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입구에서부터 이전과는 달라진 풍경이 더욱더 마음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기가 겁이 나서 계단으로 4층까지 올라갔는데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안 했는지 숨이 턱까지 차서 숨쉬기 조차 힘이 든다. 다른 걸 떠나서 운동을 좀 하라고 나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 ㅋ
대기실에서 내 이름이 불리워지길 기다리고 있는 이 지루한 시간을 결코 지루하게 보내지 않을 수 있는 나만의 블로그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요즘 뭘 한다고 이래저래 무리했더니 몸이 썩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긴장을 늦추고 내 몸과 마음을 좀더 돌보는데 집중해야겠다.
저 창문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 쓰며 바들거리는 나뭇가지와 같은 삶이 아니라 바람에 결국 떨어질지언정 편안히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날아올라 바람이라도 맘껏 즐길 수 있는 삶, 그런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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