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날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이있다

캘리 E. 2021. 9. 18. 12:46
Calligraphy by Kelly E.

9월 12일 주일 새벽,
담임목사님께서 꿈을 꾸셨다고 한다.
넓은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난로의 큰 불씨가 꺼져서 뚜껑을 열어보니 하얀 재만 남아있어 크게 안타까워하며 꿈에서 깨셨다고 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김목사님의 사모님께로부터 전화를 받으셨다는 것이다.
그렇게 김목사님께서는 주일새벽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성도들과 함께 금식기도표를 만들어서 정말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지만 하나님의 기도응답은 목사님을 그만 아프시게 하고 당신의 품으로 빨리 데려와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고 싶으셨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목사님께서 돌아가신 그날, 주일예배의 기도 순서가 나였다.
너무도 슬퍼서 제대로 기도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다가 단상에서 내려오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며 눈을 감고 한참을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했다.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라고 하나님을 부르며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슬픔을 꾹꾹 눌러가며 기도를 이어갔다. 머릿속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나의 입술을 주장해 주시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김목사님께서 평소에 입이 닳도록 강조하셨던 말씀 사도행전 20장 35절의 말씀을 고백하도록 해주셨다.

“~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사도행전 20장 35절)”

목사님은 정말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서 받는것 보다는 주는 삶을 실천하셨다.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 애쓰셨고 진리가 아닌 것과는 끝까지 싸우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아서 말씀을 거의 못하셨지만 틈틈이 기력이 허락될 때는 노트에 성경말씀들을 적으시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말씀으로 이겨내려 애쓰셨다.
2주 전까지도 힘든 몸을 이끄시고 단상에 서서 우리들을 위해 축복의 기도를 해주셨던 목사님의 연약했지만 따뜻했던 그 음성이 오래도록 그립고 또 그리울 것 같다.
목사님께서 강조하셨던 말씀처럼 앞으로 더 많이 주고 베풀며 나누는 그런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이제 김목사님께서는 천국에서 고통도 슬픔도 없이 하나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생명의 면류관을 쓰시고 참 자유를 누리심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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