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고 싶은 날 & 외식하고 싶은 날

추억의 맛, 즉석 떡볶이

캘리 E. 2020. 9. 26. 11:19

Photo by Kelly E. @신당동 떡볶이집

오늘따라 신당동 즉석 떡볶이가 너무너무 먹고 싶다.

특히 떡볶이 국물에 빠져있는 저 텅 빈 야끼만두가 나에게는 너무도 그리운 음식 중 하나이다.

작년 이맘때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 가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이 신당동 즉석떡볶이 집이었다.

가느다란 밀떡에 얇은 어묵과 함께 바삭한 저 야끼만두가 내 코앞에서 떡볶이 국물과 함께 보글보글 끓는 모습을 봤을 때의 그 감동이란! 

걸려있는 앞치마를 입고 먹는 것과, 테이블 아래 서랍을 열면 냅킨과 수저통이 있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또 몇 가지 식당에서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로 미국에서는 식당에 들어오면 입구에서 자리를 안내해 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테이블에 앉는 습관 때문에 한국에 갔을 때 식당만 들어가면 입구에 서서 기다리다가 결국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아야 했었다. 그래서 그 뒤론 눈치껏 자리를 잡아서 앉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아서 한참을 그냥 앉아서 기다리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들어온 옆 테이블 사람들이 "여기요~"라고 부르자 아주머니가 달려오셨고 주문을 받아 가셨다. 그때 느꼈다. 내가 너무 오래 한국을 떠나 있었구나...나름 나에게는 문화충격의 경험이었다.ㅋ 

아무튼 오랜만에 찾은 한국에서 다시 먹어본 신당동 떡볶이는 여전히 맛있었고 내가 그렇게 먹고싶었던 야끼만두는 눈물이 날 만큼 맛이 있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사 먹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그런 벅찬 맛이었다.

오늘따라 즉석 떡볶이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그립기만 하다.

음식은 추억의 한 복판으로 나를 데려다 주는 그런 묘한 능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