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날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캘리 E. 2021. 3. 26. 13:18

 

Written by Kelly E.

 

나에게는 항상 어린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그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간접 경험들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나는 그들보다는 사랑을 덜 받고 자랐다는 것이다. 내가 느낀 감정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사랑의 표현을 덜 받으며 살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릴적에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일수록 스스로 사랑의 표현에도 적극적이고 매사에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갈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나는 뒤늦게 알게 됬다. 왜냐면 그들에게는 든든한 백그라운드, 자신이 실수하고 넘어져도 한없이 포용해주고  사랑을 표현해 주는 가족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용기가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된 후, 나는 참 괴로웠다. 외로웠고 속상했고 때로는 원망도 했다. 그런데 결국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속상해하던 중에 문득 내 마음을 스치는 메시지가 있었다. '그러면 내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고 응원해 주는 좋은 사람이 되어주면 되잖아!'  그러고 보니 모든 사람들은 다 사랑을 원한다. 관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응원받고 싶고, 또 칭찬받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을 좀 나눠주는 일처럼 세상에서 쉬운 일이 있을까? 싶었다.
내가 받았던 사랑이 적다고 내가 남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 결코 작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 쉬운 일을 실천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물질을 주는 것은 내 형편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형체가 없는 '사랑'이라는 마음은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힘내라는 문자 메시지, 관심을 가져주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한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나에게는 특별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욱 필요한 조카가 있다. 남들의 시선에는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 달라 보이는 그런 특별한 존재이다.

그 조카의 해맑은 눈망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절로 숙연해진다. 그 눈망울에는 악이 하나도 없다. 항상 솔직하고 따뜻하고 해맑은 그녀의 눈동자가 나는 참 좋다. 그 조카는 나의 사소한 친절과 작은 선물에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내가 준 사랑의 몇백 배만큼 넘치는 사랑을 오히려 나에게 돌려준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그녀에게 한없이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더 이상 나는 어린 시절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나의 어린 시절의 결핍이 지금의 마음을 갖는데 밑거름이 되어주었기에 오히려 감사하고 싶다. 과거의 아쉬움을 끌어안고 웅크리기보다 이제는 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맘껏 내가 가진 사랑을 표현하고 나누며 살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그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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