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날

또 다른 재능

캘리 E. 2021. 3. 10. 15:02

Photo by Kelly E.

코로나가 우리 삶에 가져다준 또 다른 변화는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하는 일이다.

실제로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회사 업무를 보고 가족들과 오랜 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됨에 따라 좀 더 넓은 집, 좀 더 개인적인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공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집을 알아보는 수효가 늘었다고 한다. 또한 그동안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집안 곳곳의 문제들이 눈에 들어와서 집수리나 오래된 물건 정리 등등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 늘었다고 한다. 하긴, 나도 그중 한 명이다. 올 겨울에만 옷장 정리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정리를 해도 해도 또 정리할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몇 년 동안 잘 써오던 가구들이 갑자기 불편하게 느껴졌고, 어느새 인터넷으로 새 가구들을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실제로 IKEA에 오랜만에 물건을 사러 갔는데 두 가지 사실에 크게 놀랐다.  첫 번째로는 out of stock 된 가구들 수납용품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고, 두 번째로는 물건을 사려고 아침 문 열기 전부터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선 모습에 놀랐다. 코로나로 인해 문 닫는 가게가 많은가 하면 코로나 덕분(?)에 매출이 훨씬 더 많아진 스토어도 많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나는 요즘 가족들과 집안 곳곳을 정리하며 변신을 조금씩 이루어 가고 있다. 

이번 주는 방마다 문을 새로 교체하는 일에 페인트를 담당했다. 페인트를 처음 칠해본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문과 트림에 적합한 좋은 페인트를 엄선해서 골랐다. 유튜브에는 정말 좋은 선생님들이 많다. 검색만 하면 꼭 필요로 하는 정보들이 마치 나를 기다린 듯 엄청나게 쏟아진다. 지하실에 새로 사 온 문들을 내려다 놓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활짝 연뒤 신나게 붓과 롤러로 칠해 나갔다. 보통 실내 벽에 칠하는 페인트는 라텍스 소재 계열의 페인트인 반면 문과 트림에 칠하는 페인트는 약간의 오일 베이스 페인트를 써줘야 문을 좀 더 오래 보존하고 관리가 편하다고 한다. 휴대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따라 부르며 그렇게 나는 마치 큰 도화지에 물감을 바르듯 즐거운 아트의 시간을 보냈다. 결과는 너무 훌륭했다고 자화자찬해본다. ㅋㅋ 또 다른 재능의 발견!

인생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더 늘려가고 나에게 즐거움과 유익을 주고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다. 저 반짝반짝 빛나는 문들을 제 자리에 달고나면 볼 때마다 흐뭇하고 뿌듯해서 내 마음도 반짝반짝 빛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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