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좋은 글 20

첫눈 생각

첫눈, 크리스마스, 눈사람, 썰매, 호빵, 군고구마.... 겨울 하면 떠오르는 참 따뜻한 단어들이다. 아마도 그 단어들 속에 세월을 함께한 추억들이 겹겹이 쌓여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은 언제나 설레임을 안겨다 주는 단어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이가 들어도 이전보다 감수성이 메말라졌어도 '첫눈'이라는 단어만큼은 편애하고 싶은 마음이다. 김재연 작가의 글 처럼 이 세 가지는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 "생각이 늙지 않는것,않는 것, 천진함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꿈을 잃지 않는 것"

괴롭거나 슬픈일이 생겼을 때

"괴롭거나 슬픈 일이 생겼을 때 조용히 머물 장소를 마련해 두는 건 아주 좋은 생각이야" - 작은 아씨들 중에서.. 때로는 생각할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이런 예쁜 책들이 마음에 위로를 준다. 괴롭거나 슬픈 일이 생겼을 때.... 사람에게 위로받고 괴로움을 잊기 위해 무언가 더 바삐 움직이다 보면 눌러두었던 감정들이 다시금 차올라서 결국엔 더 괴로워질 때가 많다. 괴롭고 슬플수록 철저히 더 외로워지고 바닥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편이 나에게는 맞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감사한 것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 그렇기에 다시 올라올 용기도 희망도 생겼음에 감사하다.

누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 때문이 아니라

몇 년 전 친구가 생일 선물로 건네준 책이다. 오늘따라 책장에서 이 책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것 같았다. 마치 나좀 봐달라는 듯.... 책장을 넘기면서 갑자기 이 구절이 스르르 마음속에 들어왔다. "누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 때문이 아니라 누가 내 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롭고, 목이마른 이유들을 아느냐고 묻고 싶다." 아마도 이 구절이 과거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 닿아있어서 일 것이다. 김남조 시인의 '편지'라는 시가 갑자기 떠오른다. "한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사랑은 때로는 외롭지만, 외로운 사랑이기에 더 아름답다.

서성인다

오늘은 불쑥 문밖에 손님이 찾아왔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봄과 여름이랑 추억하나 만들지 못하고 이별했는데 벌써 가을이가 불쑥 찾아와 문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연락도 없이 찾아온 것이 영 싫은건 아니지만 가을이가 매년 데리고 오는 친구들때문에 갑자기 심난해 졌다. 떠나간 사랑이, 상처난 꿈들이, 그리고 그리운 얼굴이....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도 만날때마다 걔네들은 새로워 보인다. 이번에도 또 방안 구석구석 내 머리와 가슴까지 추억이로 물들이겠지... 빨리 하늘에서 함박눈이가 내려와서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주면 좋겠다. 온통 추억이로 물들은 내 마음까지도...

다 잘할 순 없어요

내가 왜 펭수를 좋아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친구가 요즘 한국에서 뜨는 펭귄이라며 작년 이맘때 카톡 이모티콘을 선물해줬고, 도대체 펭수가 뭐길래 하면서 자이언트 펭 TV를 구독해서 동영상을 하나 둘 보다가 나도 모르게 펭수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매력이 아니라 마력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펭수가 왜 좋아졌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펭수가 가진 자신감과 모든 사람을 자신과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 싶다. 펭수는 그 어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만나도 항상 똑같이 행동한다. 전혀 기죽지 않고 잘 보이려고 굽실대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못하는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잘하는걸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할때도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이 모든 게 다 자기 자신의 덕이라고 당당..

모든 사람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

마음이 한없이 무너져 내렸던 시절이 있었다.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졌고 마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그때 이 책을 우연히 만났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삶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유명한 발가락 사진의 주인공 정도로만 알고 지나쳤을 뿐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왜 그녀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힘입어 그동안 회피해 왔던 나 자신의 민낯을 조심스럽게 마주하기 시작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정직하게 나 자신을 살펴볼 용기가 생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 세상에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사람이니까.

결단 앞에서

결단 앞에서는 단순해야 하되, 옳은 결단은 항상 내어주는 쪽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닿는다. 당장에는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내가 베풀고 덜 가지면 언젠가는 나에게 몇 배의 보상으로 되돌아온다. 무언가 결단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 과연 이 선택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길인지 아니면 영광을 가리는 일인지 생각해보고 기도하고 결정하도록 나는 노력한다. 그래서 내가 걷는 오늘의 이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한없이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오직 한분, 주님께서 기뻐하실 그 길을 오늘도 나는 걷고 있음을 믿는다.

생각이 늙지 않는 것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0대에는 TV에 나오는 중견 여배우들이 지나치리만큼 심하게 보톡스를 맞는다던가 젊어 보이기 위해서 마치 '발악'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일 때 솔직히 그들이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줘도 충분히 아름다울 텐데 왜 저럴까...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버스 안에서 갑자기 눈에 뭔가가 들어간 것 같아 거울을 꺼내서 눈가를 가까이 들여다볼 일이 생겼다. 그런데... 내 눈가에 주름이 그렇게나 많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 나는 미처 모르고 있었던 거다. OMG! 그 이후부터 TV에 나오는 중견여배우들이 왜 보톡스를 맞는지, 왜 저렇게까지 젊어 보이려고 애를 쓰는지 조금씩 그 마음..

살아가는 일은

세상에 나름의 사연 없는 사람이 있을까. 겉보기엔 해맑고 근심 걱정 하나도 없을 완벽한 사람 같아보여도 그 안에는 세상밖으로 꺼내고 싶지않은 깊은 동굴을 품고 살지 모를일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인생의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나이테. 앞으로 만들어질 내 인생의 나이테에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남기는 거룩한 흔적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