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좋은 글

슬픔을 쓰는 일

캘리 E. 2021. 8. 29. 12:53

정신실 저 '슬픔을 쓰는 일' 중에서...

나는 정신실 작가님(사모님)의 글들을 참 사랑한다.

내가 처음 사모님의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나의성소 싱크대 앞'이라는 책이었다.

제목이 재밌었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다. 

처음에는 언니에게 선물해 주려고 책을 샀다가 첫 표지를 여는 순간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 때 까지 책을 덮지 못했다.

그때가 새벽 2시였다. 

사모님의 필체는 확실한 매력이 있다.

마치 친한 언니가 내 바로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친근함이 있다.

그래서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덮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번 책은 조금 천천히 읽었다.

아니 그럴수 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티슈가 필요했고 마음의 정돈도 필요했다.

어머니를 잃은 마음이 슬퍼서, 너무 슬퍼서 쓸 수 밖에 없었던 사모님의 마음이 생각나서 슬펐고

그냥 내 엄마가 생각나서 슬펐다.

부모님이 살아계시지만 실존적 고아로 살아가야 하는 내 상황이 슬펐다.

희망해도 되는 것들, 아니 마땅히 희망해야 하는 것들을

어느순간 부터 그리움으로 대체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내 현실이 아프다.

그래서

나도 쓴다.

슬픔을 쓰지만

희망을 소망하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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