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날

사슴이의 위로

캘리 E. 2020. 11. 14. 16:00

Photo by Kelly E.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요즘이다.

무언가를 하고싶은 마음도, 흥미도, 관심도 갑자기 나에게서 싹 다 빠져나가버린 것만 같은 그런 상태.

그렇게 좋아하던 글씨쓰기도, 좋아하는 책을 찾아 읽는 것도,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다 재미가 없어졌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오던 찰나에, 문득 창밖을 쳐다봤는데 뒤뜰에 어린 사슴 한 마리가 너무도 편안하게 앉아있었고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마치 사슴이가 나를 위해 찾아와 준 것만 같은 그런 상황.

'캘리야, 힘드니? 힘내! 내가 응원할게'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

그렇다.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일상에서도 우리에게는 수많은 감정들이 찾아오고 또 그 감정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날 어떤 감정을 장착할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진다. 

순간의 선택이 하루의 기분을 좌우하고, 그러한 하루 하루가 쌓이고 모여서 "나"라는 인생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기분을 선택하면 그날 하루는 나름 기분좋게 보낼 수 있지만, 부정적이고 우울한 감정을 선택하면 하루 종일 답답하고 비관적으로 보내게 되어, 그 감정들이 결국 내 얼굴까지도 변화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내가 이 공간에 어떻게 해서든 감사의 조건들을 찾아서 글로 써내려가기로 결심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지치고 힘들때 어떻게 해서든 감사의 제목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찾아가다 보면 결국 내가 힘들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또 미래에도 나에게 찾아올 수많은 일들속에서 내 영역 밖의 일들은 어찌할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많은 상황들 가운데 나 자신의 감정을 지켜나가는 것, 그것은 내 선택으로도 가능함을 믿는다.

오늘 서두에 글을 쓸때만 해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요즘이라는 감정이 지배적이었는데 글을 써내려 가면서 나도 모르게 치유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그래, 빨리 훌훌 털고 나답게 다시 돌아가자.

사슴이가 찾아와 위로해 준 것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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