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반 5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2)

드디어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의 원본 'Something to Some' by Javan (Published in 1984). 가끔 너무 갖고 싶은데 시중에 새것으로 구할 수 없어서 used로 책이나 음반을 구입하곤 하는데 그런 것을 받아볼 때는 새것을 받아보는 것보다 좀 더 벅찬 무언가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정현종 시인이 방문객 이라는 시에서 표현한 것처럼 마치 한 사람의 일생이 나에게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만 같은 그런 벅찬 감정이 밀려올 때가 종종 있다. 이 책은 분명 누군가 1984년에 구입을 했을것이고 구입한 이는 한 장 한 장 이 책을 읽어가면서 많은 것들을 깨닫고 또 누군가에 좋은 구절을 적어서 편지를 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unknown history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1)

미처 깨닫지 못했던 물건들이 내 주변에는 늘 존재한다. 이 시집도 마찬가지다. 꾸역꾸역 미국까지 끌고 온 물건들 중에 하나인걸 보면 내가 꽤 많이 애정 하던 물건임이 분명하다. 단지 나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을 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중 하나는 흩어져 있던 나의 소중했던 추억들을 조각조각 다시 모아보고 싶어서였다. 기억이 더 잊혀지기 전에, 너무 아파서 잊어버리려고 발버둥 쳤던 순간들 조차도 이제는 감사함으로 승화할 수 있는 삶의 굳은살이 생겨서라고 감히 말해 본다. 오랜 책들을 다시 꺼내보다 보면 책 앞에 적힌 선물한 이 아니면 내가 나에게 적었던 메시지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따라온다. 16살이 되던 해, 생일을 맞아 시집을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었던 나는 정말 행복한 소녀였음이 분명하다. 지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