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 17

민트향 품은 소소한 일상의 기록

2020년의 달력이 이제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몇 안 되는 나뭇잎만큼 몇 장 남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도 내 마음의 시계는 코로나로 인해 평범하던 일상이 더 이상 일상이 아니기를 시작한 3월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가까운 미래에는 사람들이 물을 돈주고 사 먹게 될 거라고 했을 때 반 전체 아이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막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거짓말 같던 일들이 일상되고 현실이 되어 있다. 우리가 마스크를 이렇게 매일 써야하고, 또 마스크가 언제 떨어질지 몰라서 대량으로 구입해서 집에 몇 박스씩 쌓아두고 살게 될 거라고는 불과 작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한국 뉴스기사를 보니 올해는 졸업사진에도 마스크를 쓰고 단체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마스크로 가려진 친구들..

사슴이의 위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요즘이다. 무언가를 하고싶은 마음도, 흥미도, 관심도 갑자기 나에게서 싹 다 빠져나가버린 것만 같은 그런 상태. 그렇게 좋아하던 글씨쓰기도, 좋아하는 책을 찾아 읽는 것도,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다 재미가 없어졌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오던 찰나에, 문득 창밖을 쳐다봤는데 뒤뜰에 어린 사슴 한 마리가 너무도 편안하게 앉아있었고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마치 사슴이가 나를 위해 찾아와 준 것만 같은 그런 상황. '캘리야, 힘드니? 힘내! 내가 응원할게'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 그렇다.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일상에서도 우리에게는 수많은 감정들이 찾아오고 또 그 감정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날 어떤 감정을 장착할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진다. 순..